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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지브리 스튜디오의 명작

by 필로버스 2022. 8. 12.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일본 최고의 음악감독 히사이시 조가 OST를 연출했다. 국내에서는 2002년에 개봉했다. 지금까지도 일본 최고 흥행 영화에 손꼽힌다. 수식어가 필요 없는 아름다운 동화. 미야자키 하야오는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이제는 일본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의 거장이 되어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몰라도 토토로는 알 것이다. 그 토토로의 아버지가 미야자키 하야오다. 이 영화의 주인공 치히로는 미야자키의 절친 오쿠다 딸의 모습을 보며 그렸다고 한다. 애니메이션이 완성됐을 때 주인공 치히로를 보며 미야자키 감독과 오쿠다의 감정은 어땠을지 너무나 궁금하다. 저절로 웃음 지어졌을 듯하다. 

치히로가 돼지우리앞에 서있다.

 

이상한 세계의 문이 열려버렸다.

치히로는 가족과 한적한 시골로 이사를 가게 된다. 에너지 넘치는 아빠, 냉소적인 느낌의 엄마와 함께 있는 차안에서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이사를 가던 길이다. 친구들이 준 꽃다발과 편지가 보인다. 이 편지는 치히로가 곤경에 처했을 때 도움을 주는 중요한 열쇠가 되어준다. 지브리스튜디오의 메시지를 담은 의미 있는 장면이다. 남들에게 베푸는 사랑과 선의는 돌고 돌아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미야자키하야오 감독의 작품을 보면 감독이 전하려는 의미는 한결같다. 사랑, 선의, 환경보호, 배려 같은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모든 것이다. 나 역시 지브리스튜디오의 작품들을 어릴 때부터 보면서 영향을 많이 받게 됐다. 단지 재미로만 볼 수 있는 영화들은 아니다. 아빠는 길을 잘 못 들게 되고 수상한 터널로 이끌리게 된다. 차를 멈추고 터널로 향하는 아빠와 엄마에게 돌아가자고 말하지만 부모님은 치히로의 말을 듣지 않는다. 어떤 영화든 이런 장면은 존재한다. 왜 말을 듣지 않는지 의문이지만 스토리가 성립되려면 말을 듣지 말아야겠지. 의심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셋은 터널을 지나 작은 마을을 발견한다. 예쁜 거리에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음식점에서 흘러나온 냄새만이 가득하다. 이 장면을 보고 있자면 나도 배가 고파진다. 만화지만 음식을 너무 먹음직스럽게 먹는다. 음식의 그림도 맛있어 보인다. 치히로의 엄마와 아빠는 자리를 잡고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기 시작한다. 말려보지만 소용없다. 그런 엄마와 아빠를 두고 마을을 돌아다니던 중 하쿠를 만나게 된다. 하쿠는 빨리 돌아가라고 하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몸이 투명해지며 무서움에. 울고있는 치히로를 하쿠가 다시 찾아온다. 이곳의 세계는 아름답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증명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사라지거나 다른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치히로의 몸이 투명해진 이유도 이곳에서 존재가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엄마와 아빠가 돼지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하쿠는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편법을 사용해 치히로가 사라지는 걸 막아준다. 하쿠는 가마 할아버지에게 가라는 말을 전하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가마 할아버지는 손이 여러 개인 겉모습은 징그럽고 무섭지만 치히로를 진심으로 걱정한다. 욕망과 쾌락, 돈으로 지배되는 이 세계에서 얼마 있지 않은 선의에 대한 모습의 투영이다.

여기서 나타난 새로운 인물 린. 그녀 역시 치히로를 도와주는 선의의 인물이다. 처음은 인간이라며 치히로를 퉁명스럽게 대하지만 점점 치히로를 걱정해주는 한 사람이 된다. 린의 도움으로 유바바를 만나게 된 치히로. 유바바는 이 유곽의 주인이다. 치히로의 이름을 빼앗고 센이라는 이름을 준다. 인간이란 주체를 버리고 이 욕망의 세계 질서에 따라 흘러야 하는 존재로 전락해버린다.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치히로는 점점 자신의 이름을 잃어가고 있다. 자신의 진짜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혼란스럽다. 이때 초반부에 등장했어 친구의 편지를 보고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낸다. 치히로를 걱정해주던 친구들의 마음을 기억해 내며 다른사람에 대한 사랑과 배려, 선의를 가졌던 자신을 다시금 기억해낸다. 치히로는 모두가 피하는 쓰레기 더미의 손님을 진심으로 걱정하며 그를 씻겨준다. 그는 바로 강의 신. 치히로의 고마움에 강의 신은 신비한 힘을 지닌 경단을 주고 하늘로 솟아오른다. 이야기 후반부, 이 경단으로 사경을 헤매던 하쿠를 살리게 된다. 치히로는 하쿠가 위험에 처하게 되자 하쿠를 살리기 위해 유바바의 쌍둥이 언니 제니바에게로 향한다. 욕망과 쾌락, 자본주의 규칙으로만 움직이고 사랑과 선의는 무시되는 이 곳의 인과 관계를 끊어내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담은 장면이다. 치히로가 제니바를 찾아갈 즈음 나오는 장면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캐릭터의 등장이다. 제니바가 유바바의 아들과 유버드를 생쥐와 조그마한 까마귀로 변신시키는데 누구나 좋아할 만한 포인트다. 이들은 치히로를 따라다니며 아주 소소한 도움도 준다. 다시 유곽으로 돌아가는 순간 치히로는 하쿠의 이름을 기억해 내고 치히로는 하쿠와 포옹하며 하늘로 솟아오르며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타인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과 사랑이 이 세계의 어두운 이면을 극복 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장면이다. 치히로는 무사히 유곽으로 돌아오고 부모님을 되찾기 위한 유바바와 한 판 내기를 한다. 치히로는 주인공답게 한 번에 부모님을 찾아낸다. 치히로는 어느덧 자신을 응원해주는 모든 이의 환호를 받으며 이 신비한 세계의 모험을 마친다. 

 

감상평

선의, 감동, 사랑, 배려등의 영화 해석은 넘쳐난다. 영화를 보며 나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평한 글들도 많다. 이 영화의 주요 시청 연령대를 생각해보면 그 해석과 평들은 어린 시청자들에게는 와닿지 않을 것이다. 감독의 의도도 그것과 맞겠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그런 복잡한 의미보다 영화를 본 후 드는 평화롭고 행복한 감정이 그 여러 의미보다 소중하다. 지브리스튜디오 영화를 보고 나면 모두가 착해지는 그런 느낌이다. 마음이 무거워지는 작품도 여럿 있긴 하다. 지구를 걱정하게 되고 주변을 살피게 된다. 하지만 이 작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숨겨진 의미를 찾지 말고 캐릭터와 재미만을 온통 느껴보는 것도 좋은 영화 감상 포인트가 될 것이다. 아주 가볍게 말이다. 

 

치히로가 웃으며 다리를 뛰어 건너고 있고 그 뒤로 유곽의 직원들이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치히로가 유곽 직원들의 환호를 받으며 다리를 건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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