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놀러 간 친한 동생에게 부탁을 했다. 난가 포켓터블 쇼핑백을 사다 달라고. 최근에는 조그마한 물건들이 자꾸 눈에 들어오더라. 남들이 보면 하찮을 듯 한 그런 거. 아내도 비웃었다. 잘 보이지도 않는 그 조그마한 거 왜 산거냐고. 자기가 준 광천김 X 카카오의 콜라보 시장 주머니가 더 멋지다고 했다.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 광천김과 카카오 콜라보라니 ㅋㅋㅋ 비웃었지만 지금 아주아주 요긴하게 쓰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도 이 포켓터블 쇼핑백이 딱히 필요하진 않다. 그래도 적은 가격에 내가 기분 좋아지는 물건 가끔 하나씩 사는건 정말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나는 술을 먹지 않기 때문에 아내도 그런 나를 이해해 준다. 그래도 이건 정말 하찮아 보였나 보다.
나는 보통 회사에 백팩을 메고 다니는데 백팩을 보면 위급상황?에 필요한 것들이 많이 들어 있다. 그 덕에 가방 안이 아주 지저분하다. 뭐 대부분 쓸데없는 걱정에 가지고 다니는 거다. 그래도 이런 얘기의 다음 내용은 아주 급한 상황에 한 번은 요긴하게 썼다던가 다른 누가 필요한 걸 찾아서 줬다든가 하는 그런 얘기일 테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런 일이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지금까지는 가방에 무게추만 달고 다닌 격이다. 그래도 쉽게 빼지 못하겠더라. 그게 있어야만 맘이 편해지기도 해서.
이렇게 보면 크기가 잘 가늠이 가지 않는다. 유튜브에서 봤을 때 크기 비교를 해줬지만 실제로 보니 더 작아 보였다. 그래서 더 맘에 들었고. 카라비너에 차 키와 같이 달기 부담 없는 크기였다. 가방을 사다 준 동생은 아니 사준 동생(나에게 최대 2만 원까지는 쓸 수 있는 가치가 있다며 선물이라 했다)은 너무 작아서 배변 주머니라고 했다. 달고 다니기 창피하다고. 하지만 나는 오히려 더 작은 느낌이어서 너무 좋았다. 사실 쓸 일이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원래 목적도 그게 아니었고 그냥 갖고 싶은 거였으니까.
손에 쥐었을 때 작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것들과 비교해 보니 더 작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때까지 가방을 꺼내보지 않아서 너무 작은 게 아닌가 싶었기도 했다.
난가라는 브랜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난가 NANGA는 등산용품을 만드는 회사다. 침낭이나 등산의류가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지도가 낮다. 작년 겨울 난 난가와 다른 브랜드 사이에서 어떤 패딩을 살지 엄청 고민했다. 결국 다른 브랜드의 패딩을 사게 되었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사보고 싶다. 비싸기도 하지만 전문 등산가들이 사용하는 용품들도 생산하고 좋은 소재와 오랜 시간 꼼꼼하게 만들어진다고 했다. 유행에 민감한 사람이 아니라면 10년 이상은 사용할 수 있을 거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제품들 중 꼼꼼하게 만들었다는 소문이 들려 샀던 제품들은 꾸준히 사용하면서 10년 이상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 꽤 있다.
사진은 회색으로 보이지만 검은색이다. 그리고 소재는 아주 얇다. 뾰족한 걸 넣으면 찢어질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나름 튼튼하다고 하던데 그렇다고 일부러 해볼 생각은 없다. 사실 가방을 펴고 더 마음에 들었다. 사길 잘했다는 생각도 했다. 크게 기대를 안 했지만 만져보고 물건을 넣어보니 기대 이상이다. 값어치는 할 듯하다.
이것이 광천김 포켓터블 쇼핑백이다. 저것도 작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비교해 보니 꽤 크기와 부피가 있다. 아내는 난가 보다 이게 낫다며 카라비너에 직접 달아주는 수고를 하려 했지만 난 거부했다. 광천김 무시하냐며 카카오 무시하냐며 달고 다니라길래 가방과 차에 하나씩 두겠다고 타협했다. 그 덕에 마트에 갔을 때 아주아주 요긴하게 썼다. 크기도 크고 튼튼하다. 실용적인 면에서는 광천김 X 카카오가 압승.
그래도 지구와 자연을 생각해서 열심히 써 볼 생각이다. 최대한 비닐봉지는 쓰지 않으면서 말이다. 나름 이유를 갖다 붙이니 돈이 더더욱 아깝지 않은 아이템이다. 난가로 시작했고 광천김과 카카오의 콜라보로 끝을 맺는다. 아주 알차고 유용한 소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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