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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실망이다, 서울 보통 시

by 필로버스 2024. 5. 19.

실망이다 정말.

너무 짧아. 너무 짧다고~! 더 길게 써 달라고요!!

하상욱의 글을 굉장히 좋아한다. 짧으면서 임팩트 있고 위트도 있는, 보면 머리를 탁 치는 그런 글들. 아는 작가도 얼마 없지만 아주 좋아하는 작가가 몇 있다. 최근에 가장 많이 보는 작가는 정철, 키크니, 하상욱! 이들을 좋아하는 글을 읽는 걸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게 해서다. 부담이 없고 재미가 있다. 정철의 카피는 마음에 너무 와닿고 키크니의 그림과 글은 웃음과 눈물이 곳곳에 묻어있고 하상욱은 글에 똑똑함이 박혀있다. 그중 최근에 가장 많이 보게 된 작가는 하상욱이다. 우연히 보게 된 글이 너무 맘에 들었을 즈음 무한도전에 나와 너무 인간적인 모습에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더욱 궁금해졌고 그의 글을 찾아보게 되고 책도 보게 되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시집을 이제야 샀는데 서울 보통 시, 서울 사람의 보통 이야기이다.

실망한 건 사실이다. 너무 짧다. 지금 책의 두 배 두께는 되어야 한다 생각한다. 책을 펼치고 순식간에 절반을 넘어가니 나도 모르게 멈춰버렸다. 밤에 읽을 건데 말이다. 내 계획은 잠시 앞부분만 보고 덮은 후 저녁을 먹고 씻은 다음 이 책을 읽는 거였단 말이다. 

 

하상욱 단편 시집 서울 보통 시

 

당연하지만 그냥 넘겼던 것 들.
정말 비상이지.
나도 맞고 싶어, 로또
정말 머리를 탁 치게 만들었던 글
이글도 날개네.

 

같은건

맞아야

 

막상 보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런 글을 쓸 수 있겠냐고 물어본다면 당연히 안된다고 할 거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물이나 상황, 현상 등을 볼 때 다른 시각으로 보는 거 같다. 그냥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에 대해서 관찰하고 거꾸로 생각하고 왜 그렇지 하고 계속 질문을 던졌을 거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글들을 쓸 수 있을까? 일상에서 쌓였던 감각이 글을 쓸 때 도움을 주는 능력을 키웠다고 생각했다. 그냥 타고난 센스일 수 도 있고.

꼭 글쓰기가 아니더라도 위에서 말했던 습관을 갖는다면 어떤 분야에서든 도움이 될 거라 생각됐다. 이 책을 읽고 재미도 있었지만 뭔가 방법을 하나 얻었다고 할까? 기대 이상이었다. 재미를 위해서 샀던 책이 작은 깨달음을 주었다. 정말 돈이 아깝지 않은 책이다. 자주 보게 될 책이다. 그렇지만 너무 짧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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