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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를 잡아줘, 도망가는 연애 세포를 잡아줘

by 필로버스 2022. 8. 22.

영화 나를 잡아줘입니다. 멜로, 코미디, 로맨스 장르로 일본에서 제작되었습니다. 2021년 11월 11일에 개봉했습니다. 노넨 레나와 하야시 켄토가 주인공을 맡았습니다. 오오쿠 아키코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12세 관람가입니다. 이 소설의 원작자는 일본에서 역대 최연소로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한 와타야 리사입니다. 그녀의 소설 <나를 잡아줘>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판타지와 현실 요소가 조합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제33회 도쿄 국제 영화상에서 관객상을 수상했습니다.

멘탈붕괴 일보직전, 나를 잡아줘

 

연애가 제일 어려워요

나를 잡아줘는 흥미로운 영화입니다. 두 가지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이야기만 보면 맘이 설레는 로맨스에 대한 아련함이 있습니다. 주인공 미츠코는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합니다. 연애세포가 다 죽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하남 타다를 만나 설레이는 감정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타다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면서 벌어지는 감정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사회생활은 너무 잘하지만 연애는 서툴기만 한 미츠코와 타다의 모습이 순수하고 풋풋한 감정을 느끼게 해 줍니다. 미츠코에게는 자신이 만들어낸 내면의 다른 인격이 있습니다. 어린아이가 자신의 머릿속에 조언해 주는 천사 친구가 살고 있다고 생각하듯 말입니다. 미츠코가 만들어낸 이면의 캐릭터는 남자 A 입니다. 힘든 순간이면 이 남자 A를 불러냅니다. 자신이 만들어낸 A와 티격태격 대화하는 모습들이 이 영화의 코믹함을 증가시킵니다. 나를 잡아줘는 누구나 가면을 쓰고 있는 현대인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대변합니다. 하지만 심각하지 않게 잔잔하게 표현합니다. 부담스럽게 다가가지 않아 편하게 볼 수 있습니다. 미츠코는 연인 없이 혼자서도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내면에는 사랑의 두려움과 외로움이 있습니다. 이런 두 가지 마음의 갈등이 자꾸 부딪히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 미츠코가 실제 인물들과의 충돌보다는 내면의 갈등을 보여줍니다. 차분하고 잔잔하지만 내면의 미츠코는 아주 격렬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미츠코는 내면의 아픔 때문에 A라는 머릿속 인물을 만들어냈습니다. 겉으로 보면 단단하고 강한 여성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합니다. 타인에게 상처받는 것이 두렵고 그로 인해서 거리를 둡니다. 스스로 사람과의 관계를 단절시키고 외로움에 가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회 초년생의 아픔과 문제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여성 감독의 섬세함으로 이러한 여성들의 심리를 조심스럽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 미츠코를 답답하거나 이해 못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나약한 마음을 가졌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다이내믹한 갈등의 장면들이 등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갈등과 싸우고 굳게 다짐하는 강렬한 장면들이 없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앞서 말한 미츠코의 심리적 나약함을 이해하고 다가설 수 있게 하기 위한 장치가 영화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A라는 가상 인물과 친구의 설정입니다. A와 속마음을 격하게 털어놓는다거나 소리 지르며 절규하는 장면들, 결혼을 하고 해외에서 살고 있지만 외국생활의 낭만과 외로움을 동시에 느끼는 친구가 바로 그것입니다. 미츠코는 타다와의 연애 감정과 친구와의 우정을 통해 타인과의 감정이 성장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타다와의 관계에서 오는 감정들이나 상황 설명이 친절하지는 않다고 느꼈습니다. 타다와의 연애가 주는 설렘과 풋풋함이 좀 더 그려졌다면 재밌는 요소가 됐을 거라 생각합니다. 미츠코를 연기한 노넨 레나는 주인공 마츠코를 닮아 있습니다. 노넨 레나가 실제로 처해있던 상황들과 비슷한 면이 많아서인지 연기에서 마치 자신의 얘기를 하는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런 점이 슬픔과 몰입의 감정을 더욱 느끼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설렘과 무서움까지 완벽히 동화된 연기를 볼 수 있습니다. 폭 넓은 감정 연기는 이렇게 서로 같은 처지의 실제 연기자와 캐릭터가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포스터와 제목 때문에 아주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되겠지만 실제는 그보다 캐릭터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본 영화입니다.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이야기 스토리와 일본 영화 특유의 과장된 연기와 리액션이 호불호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관계의 성장, 마음의 성장

제목만 보면 로맨스에 집중된 영화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사회에서 겪는 문제들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결혼과 연애에 대한 고민과 부담감이 담겨있습니다. 폭넓은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그런 영화입니다. 로맨틱한 장면이나 설렘 등의 풋풋한 감정보다는 걱정과 두려움을 위로해 주고 대변해 주는 따뜻한 영화입니다. 오랫동안 연애 없이 지내온 미츠코라는 인물의 설정과 그런 그녀의 독특한 상상과 유머는 그녀가 과거에는 어땠는지 유추해 보게 됩니다. 앞선 상황을 유추해본 미츠코라는 캐릭터의 설정은 로맨스보다는 마음이 성장하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합니다. 진짜 속마음을 투영하는 A와의 대화는 불안한 내면과 갈등을 대변해 줍니다. 타다와의 연애감정과 동료와의 우정은 불안함과 두려움을 이긴 감정으로 표현됩니다. 이 영화를 보면 영화 속 주인공을 통해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누구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사랑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그 역시 자연스러운 일이고 얼마든지 용기로 풀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설레는 연애의 감정보다는 힘든 마음을 위로하고 공감해주는 따뜻한 마음 성장 영화에 가깝습니다. 

 

마루바닥에 팔다리를 벌리고 멍하니 누워있는 미치코
멍한 표정으로 마룻바닥에 누워있는 미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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