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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바디, 아빠의 숨겨진 아드레날린이 터진다!

by 필로버스 2022. 8. 17.

영화 노바디, 2021.04.07일 개봉했다. 액션 영화며 드라마적 요소가 있다. 러닝타임은 90분이며 감독은 일리야 나이슐러가 연출했다. 주인공 허치 역에는 밥 오든커크, 코니 닐슨, 크리스토퍼 로이드 등이 출연했다. 주연 오든커크는 우리에게 얼굴이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코미디 배우, 작가, 감독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손등으로 입을 닦고 있는 주인공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어 있다.
상처난 얼굴로 입을 닦는 허치

 

아무 정보없이 보게 된 영화다. 포스터를 보고 착한 아빠가 평소 하지 않던 행동들을 하는 내용일거라 생각했다. 평소에 소심하고 조용한 아빠가 갑자기 어울리지 않게 반항하는 그런 영화일 줄 알았다. 하지만 나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비슷한 맥락이지만 완전 달랐다. 주인공 허치는 자신의 무서운 과거를 숨기고 살고 있다. 허치는 누가봐도 너무 평범하다. 너무 조용하고 차분해서 오히려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무시를 받는다. 한치 없이 똑같은 시간에 쓰레기를 버리고 신문을 가지러 나가고 분리수거를 한다. 장인어른의 회사에 출근을 한다. 이렇게 정해진 일상을 똑같이 반복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허치의 일상에 꽁꽁 숨겨둔 본성을 깨우는 일이 일어났다.

 

숨겨둔 아드레날린이 터진다!

노바디는 영화 존 윅과 닮은 점이 많다. 존 윅을 연상시키는 장면도 중간중간 존재한다. 자신의 엄청난 과거를 숨기고 분노를 억누르며 조용히 살아간다는 점도 비슷하다. 이유가 있다. 각본을 맡은 데릭 콜스타드가 바로 존 윅의 각본을 썼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영화를 비교하면서 보면 재미포인트가 두배가 된다. 주인공 허치는 장인어른의 회사에서 평범하고 지루한 매일을 보낸다. 영화 초반부에 이 루틴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항상 같은 시간에 똑같이 움직이는 허치의 모습들말이다. 이 영상에서 굉장히 지루한 삶을 살고 있다고 느껴진다. 실제로 지루하게 느껴졌다. 연출을 잘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평범하게 살고 있던 허치에게 분노를 폭발시키는 사건이 일어난다. 어느 날 집에 강도가 들어온다. 인기척을 느낀 허치는 거실로 나가 골프채를 집어 든다. 허치는 뭔가 어설픈 여자 강도에게 위험을 느끼지 못해 식탁에 있는 그릇에 있는 돈이 전부니 가져가라고 한다. 하지만 아들이 일을 망쳤다. 정의감에 강도에게 뛰어들고 허치는 그들을 놓아주라고 한다. 강도에게 얼굴을 맞은 아들은 충분히 잡을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아빠를 한심하다고 말하며 화를 낸다. 영화지만 나도 이 부분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들이 죽을 수 있었던 상황인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허치를 보며 나 역시도 한심하다고 느꼈다. 그렇게 일이 마무리가 되는듯했다. 하지만 딸아이의 야옹이 팔찌가 없어진 것을 안 아빠 허치는 갑자기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꼈다. 강도를 찾아간 허치는 그들을 응징할 수 없었다. 먹고 살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 부부였기 때문이다. 아픈 갓난아기도 있어 허치는 그냥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집에 들어와 강도짓을 했지만 허치는 그때 총에 총알이 없던 것을 보았기 때문에 이들에게 분노를 표할 수 없었다. 자기 안에 숨겨진 본능을 터트리려 했지만 그렇지 못했던 허치는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사람들을 괴롭히는 한 무리를 보게 되었다. 누군가 자신에게 싸움을 걸어와 주기만을 바랐던 허치는 결국 일을 내버린다. 그 무리들은 마피아였고 그들 모두 병원 신세를 지게 만든다. 그중 한 명은 생사를 오가게 될 정도로 위중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 일로 허치는 마피아들과의 전투를 벌이게 된다. 하지만 허치는 오히려 즐기고 있다. 허치 역의 오든커크는 오랜 시간 노바디를 준비했다고 한다. 액션의 수위가 높아 꼭 본인이 직접 소화해내고 싶어 오랜 기간 액션연습을 했다고 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주인공 허치가 너무 왜소하다고 생각했다. 액션이 세련되고 화려하진 않다. 하지만 오히려 투박한 몸짓과 상처가 많이 나는 허치가 훨씬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영화에는 웃음코드도 곳곳에 뿌려져 있다. 심각한 액션중에도 허치의 말에 웃음이 나온다. 웃음코드는 말에만 있는 건 아니다. 허치를 도와주는 주변 인물 중 요양원에서 힘없이 의자에 앉아있는 허치의 아버지 역시 과거를 숨긴 실력자다. 범상치 않은 인물이다. 골골대며 앉아있는 할아버지가 자신을 해치러 온 마피아를 단숨에 제압하는 장면은 오히려 웃음이 나온다. 주인공 같은 존재감을 선보인다. 후반에는 허치를 무시하던 처남에게 시원한 한 방을 날리는 장면은 너무 속이 후련했다. 놓치지 말아야 할 장면이다.

 

감상평

오랜만에 괜찮을 영화를 본 느낌이다. 존 윅도 좋아하는 영화지만 비슷한듯 다르다. 이런 액션 영화의 주인공은 퇴역 군인이든 CIA든 은퇴를 했음에도 몸이 엄청 좋다. 하지만 허치는 너무 평범하다. 그런 점이 나는 오히려 좋았다. 영화의 내용도 아주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을 살고 있는 인물로 묘사되기 때문이다. 무력해 보였던 아빠가 정말 무서운 아빠였다는 설정도 통쾌했다. 주인공을 무시했던 사람들이 진정한 그의 정체를 알고 그에게 놀라는 장면들은 아주 속이 시원했다. 개인적으로 계속 악당에게 당하다가 마지막에 한 번으로 복수하는 영화나 드라마는 좋아하지 않는다. 테이큰처럼 아주 속 시원한 복수극이 좋다. 악당에게 자비 없는 그런 히어로가 좋다. 허치도 이런 맥락이어서 좋다. 너무 강한 사람은 아니지만 잔잔하면서 꾸준히 강해 맞으면서도 펀치를 날리는 허치가 너무 속 시원하고 멋졌다. 영화와 어울리지 않게 올드팝과 템포가 느린 음악들이 나온다. 하지만 이것 또한 매력이다. 늘어지듯 하면서 슬로우로 보이는 액션이 오히려 몰입감을 더했다. 하지만 그 동안 보아왔던 액션 영화들 같은 식상함도 존재한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스토리가 참신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자연스러운 스토리의 편집과 가끔씩 보이는 영화적 아이디어는 아주 활용이 좋았다고 보인다. 마지막 허치가 마피아의 보스를 끝낼 때는 기발함과 유니크함에 감탄의 박수를 보내게 된다. 

 

상처난 주인공허치와 허치의 아버지, 허치의 친구 셋이 서로 마주보며 어깨를 감싸고 있다.
허치와 그의 조력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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