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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터, 기억이 지워진 채 미션을 완수해야 한다.

by 필로버스 2022. 8. 13.

카터. 악녀로 유명한 정병길 감독의 연출과 주원, 이성재, 정재영, 정소리, 김보민 등이 주연으로 출연했다. Netflix 영화로 장르는 액션 영화다. 청소년 관람불가로 액션 수위가 높고 초반부의 선정성도 높다. 2022년 8월 5일 공개했고 러닝타임은 총 2시간 12분이다.

카터와 소녀 '하나'의 오토바이 액션신

 

의문의 바이러스가 창궐했고 북한과 미국이 무너졌다. 이 바이러스는 DMZ에서 발생됐다고 추정된다. 어느 한 모텔에서 눈을 뜬 카터. 그를 추격하는 CIA와 북한군. 머릿속에서는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고 그 여자의 명령대로 카터는 움직여야 한다. 머릿속에 폭탄이 심어져 있다는 협박과 함께. 기억을 잃은 카터가 해야 하는 임무는 바이러스의 유일한 치료제 소녀 ' 하나'를 안전하게 북한으로 데려가야 한다.

 

카터, 바이러스 항체를 지켜라.

DMZ에서 발생한 바이러스로 북한과 미국은 큰 타격을 입는다. 마치 좀비 바이러스 같다. 전염이 되면 이성을 잃고 폭력적으로 변하며 머리카락이 모두 빠진다. 그리고 13일 지나면 사망하게 된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좀비처럼 변해도 사물을 이용하거나 도구를 이용한 폭력적 행동도 가능하다고 한다. 치료제가 없는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전 세계는 공포에 휩싸였다. 그러던 중 한국의 소녀에게서 바이러스 항체가 확인된다. 한국과 북한, 미국이 이 소녀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첩보전을 벌인다. 한편 한국과 북한은 공조로 백신을 개발중이고 소녀 '하나'의 아빠인 정병호 박사가(정재영) 북한으로 넘어가 신의주에서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진행 중이다. 이곳까지 소녀 '하나'를 무사히 데리고 가는 것이 카터의 임무다. CIA 요원들이 버스에 타고 있다. 누군가를 잡기 위해 긴밀하게 움직인다. 어느 한 모텔로 들어간 CIA 요원들. 그들이 둘러싼 가운데 카터는 눈을 뜨게 된다. 자신이 누군지 모르고 왜 그곳에 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때 전화가 울려오고 전화를 받은 카터는 전화기 너머 여자의 명령대로 전화기를 CIA에 넘겨준다. 전화기가 폭발하고 카터의 귓속에서 전화기 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반대편 건물로 뛰어내려 도망가라는 말을 한다. 창문을 깨고 떨어진곳은 다름 아닌 목욕탕. 이곳에서 야쿠자들과의 액션신이 시작된다. 이때는 몰랐다.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모르고 본 나는 영화가 끝이 나고야 알았다. 개연성 없는 스토리의 시작이 바로 이것이었다는 것을. 초반부 목욕탕에서 수십 명의 야쿠자들과 싸움이 벌어진다. 왜 이들과 피 튀기는 싸움을 했던 것인가. 언뜻 보기에 백 명은 돼 보일 듯한 야쿠자와 벌거벗고 목숨 건 싸움은 도대체 왜 이뤄진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영화를 위한 재미일 수 있다. 하지만 재미를 위해서라도 액션 수위가 너무 잔인하고 시간이 길었다. 영화 '아저씨'를 보는듯한 느낌도 들었다. 이런 긴 액션과 대규모의 야쿠자들이 일본도 아닌 한국에 있다는 점이 분명 이 카터와 연관이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없었다. 나체로 이상한 포즈를 취하면 총을 쏴대는 여자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카터는 자신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이유도 몰랐다. 귓속에서 들려오는 여자의 명령대로 움직일 뿐이다. 믿지 못하겠다고 말하자 카터의 머릿속에 폭탄이 들어있고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터트리겠다는 협박을 한다. 자신의 기억이 지워진 상태라 그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다. 일단 따르는 수 밖에 없었다. 카터는 목숨을 걸고 '하나'를 찾았다.

 

카터의 액션, 액션, 액션

어지럽게 펼쳐지는 액션의 홍수속에서 나는 머리가 아팠다. 이런 영화 촬영기법은 이제는 익숙하다. 다시 봐도 신기하고 속도감이 넘친다. 하지만 카터에서 너무 남발되었다고 느껴졌다. 액션, 액션, 액션의 연속이었다. 카터는 쉴 수 도 걸을 수 도 없었다. 살기 위해 중력을 무시하고 차와 차 사이를, 오토바이와 오토바이 사이를, 헬기와 헬기 사이를 열심히 뛰어다녔다. 지구 상의 모든 이동수단이 나올 것 같았다. 거기에 총알도 피해야 하고 소녀도 지켜야 했다. 영화의 스토리는 점점 희미해졌다.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캐릭터들은 없어졌고 그 자리를 액션이 채웠다. 감독도 돌이킬 수 없었나 보다. 포기 하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중간중간의 어설픈 설정들, 새로운 인물들의 개연성이 떨어진다. 특히나 세계를 구하기 위한 열쇠 '하나'를 북한 비행기에 태우고 벌어진 일들이나 인물들에게는 의문만이 남는다. 북한 내부 쿠데타로 북한을 무너뜨리기 위한 첩보원이 타고 있다는 설정까지는 이해됐지만 그 중요한 소녀를 누구도 지키고 있지 않았다는 점등은 아주 사소하지만 영화의 흐름을 끊기에는 충분했다. 갈등의 요소는 넣었지만 전혀 그 갈등은 해소되지 않고 의문으로 끝난다. 북한으로 넘어가서도 액션은 끝나지 않았다. 북한에서는 새로운 적, 좀비인듯한 감염자들까지 나와 액션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계곡에서 떠내려와 갑자기 하늘을 나는 감염자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감염자들 모두 머리카락이 너무 깔끔하게 빠진 점도 영화 몰입을 방해한다.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남아있는 자연스러운 탈모가 아니라 깨끗하게 면도한 듯 한 머리는 예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액션 장면만 몰아치다 보니 정작 하이라이트가 되어야할 마지막 기차와 헬기의 액션신에는 무덤덤해졌다. 헬기로 공중제비를 돌고 미친 듯 기관총을 쏘아대는 김종혁(이성재)도 긴장감을 주지 못했다. 자 이제 핵미사일을 쏠 차례야.라고 나는 혼잣말을 했다. 점점 산으로 간다 영화가.

죽기 전 김종혁의 대사와 철로가 폭파되는 장면은 속편을 예고하는 듯 하지만 예고로 끝날듯하다. 다신 못 볼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뇌리를 스쳤다. 배우들에게는 먼저 박수를 보낸다. 특히 주원의 액션과 상대역을 맡은 모든 액션 배우들. 위험한 장면도 많았을 텐데 멋진 장면을 만들어내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엄청난 노력을 했을게 안 봐도 눈에 선했다. 주원은 액션을 위해 증량도 하고 고강도의 액션 연습을 소화했다고 한다. 촬영장을 가본건 아니지만 스태프들도 엄청난 고생을 했을 것이 눈에 보였다. 유명 배우들도 나와 열연을 했다. 역시나 베테랑 배우들 다웠다. 다소 캐릭터에 집중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건 연기의 문제가 아니라 보는 사람이 스토리에 동화되지 못했기 때문일 거다. 

 

감상평

카터는 액션이다. 이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 액션으로 시작해 액션으로 끝난다. 캐릭터간의 갈등, 심리와 스토리를 중요한 포인트로 영화를 본다면 이 영화는 추천하지 않는다.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액션만이 2시간을 채운다. 잔인한 장면들도 많이 연출됐다. 악녀에 시도되었던 정병길 감독의 액션과 촬영기법인 원 컨티뉴어스 액션은 꽤 볼만하다. 속도감과 긴장감은 최고다. 적당히 삽입되었다면 말이다. 왜 영화 리뷰에 멀미가 난다고 했는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러닝타임이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1시간 정도였다면 오히려 액션으로 채워진 내용과 빠른 전개를 이해했을지 모른다. 보여줄 액션이 너무 많아서인지 긴 러닝타임 동안 액션 욕심으로만 채워진 게 오히려 독이 됐다. 감독과 배우의 노력은 존중하지만 분명 보고 나면 박수보다는 음... 이란 의미심장한 감탄사를 내뱉는 사람이 더 많을 듯하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적은 감상평이니 호기심이 생긴다면 보길 바란다.

 

어두운 벽면을 배경으로 총을 겨냥하고 있는 카터의 옆모습이다.
총을 겨냥하고 있는 카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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